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그룹의 식품사업 역량을 신세계푸드에 집중시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09년 자회사 훼미리푸드와 합쳤고, 2013년에는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식음료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난해는 베이커리 사업 계열사인 신세계SVN(옛 조선호텔베이커리)을 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지난 8일에는 스무디킹코리아와 국내 및 베트남 사업권에 대한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지분 인수 계약으로 10년간 국내 스무디킹 사업의 개발ㆍ운영과 베트남 사업권을 확보했고, 재계약 시에도 우선권을 갖게 됐다.
앞서 1일에는 춘천 소재 만두생산업체인 세린식품 지분 100%를 인수했다. 세린식품은 그동안 이마트에 피코크 브랜드를 단 냉동 만두를 납품해온 업체다. 약 13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100억원 수준의 부채총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냉동식품 제조 기술 덕분이다. 그동안 냉동식품 제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세린식품을 통해 냉동식품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충북 음성에 음성식품가공센터도 완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이 곳에 총 투자비만 615억원을 들였다. 이 공장에서 피코크 간편식 등을 연간 700억~800억원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의 변신을 위해 정 부회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M&A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말 933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장기 기업어음(CP)를 발행, 실탄도 확보했다. 신세계푸드가 채권이나 CP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세계 측은 “경쟁력과 기술력이 있는 제조업체의 추가적인 M&A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푸드가 하반기 자금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M&A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M&A를 통해 장기 성장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