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창조형 연구와 창조경제

입력 2015-10-2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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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한국의 창조경제는 ➀기술의 고도화 ➁혁신형 창업의 활성화 ➂글로벌 시장의 진입이라는 3단계로 이루어진다. 창업은 활성화하고 있다. 이제는 전 단계인 기술의 고도화와 후 단계인 글로벌화와 상생형 M&A 활성화라는 문제를 풀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 중 내공 있는 창업을 위한 기술고도화 문제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추격형 기술사업화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중요한 성공 정책이었다. 근대 산업 불모지인 대한민국이 반도체ㆍ휴대폰ㆍ조선ㆍ자동차 산업의 세계적 국가로 부상한 것은 선진국을 신속히 따라잡는 빠른 추격자 전략의 승리였다. 그 결과 한국은 전 세계에서 산업 기술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다른 선진국들의 정부 연구 투자는 대체로 산업 분야가 아니라 국방과 보건환경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대의 산업 연구 지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 성공은 늘상 실패의 어머니가 되곤 한다. 우리의 추격형 연구도 예외가 아니다. 실패를 최대한 배제하는 한국형 연구는 세계 최고의 정부 연구 성공률을 이룩했다. 그런데 기술무역 적자는 57억 달러(약 6조4296억 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0ECD) 최고 수준이다. 노벨상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이유는 바로 90%가 넘는 성공률의 함정이다. 실패하지 않는 연구는 번트만 대는 야구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연구ㆍ개발(R&D)과 관련해 제기되었던 문제점의 대안으로 올해 5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부 R&D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1)정부 R&D지원 체계를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개편 2)수요자 중심의 R&D 생태계 조성 및 연구하기 좋은 환경 조성 3)정부 R&D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하여 많은 문제들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나, 아직도 근본적 패러다임 변화가 미진하다고 보여지기에 다음과 같은 추가 제언을 한다.

한국의 연구와 기술사업화의 문제는 크게 1)연구 단계에서는 질적 한계 2)사업화 단계에서는 기술시장과 기업가정신 부족 3)정책 단계는 파편화된 기술 조직으로 요약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창조형 연구개발, 기술사업화 대안을 각 단계마다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연구단계에서는 중복과 경쟁 연구를 허용하는 한국형 다르파 제도와 개방 평가 제도인 기술배심원ㆍ자율선언제를 제안하고 실패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창조적 도전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창조형 연구는 즐거움이 필수적이나 지나친 간섭과 평가로 인해 연구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최근 창조경제연구회 조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모든 실패를 배제하려는 불패의 관료주의가 창조형 연구의 최대 걸림돌인 된 것이다.

다음으로 사업화 단계에서는 혼돈의 영역인 기술사업화를 형식지와 암묵지로 나누어 각각 기술시장과 기술창업으로 구분해 활성화를 촉구하고자 한다. 기술창업은 기업가정신 발현을 위한 혁신의 안전망 구축과 기업가정신 교육으로 촉진된다. 기술시장은 플랫폼의 특성상 임계량을 넘는 규모가 요구된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온ㆍ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기술거래소 기능의 발전적 복원이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시장 지향형 기술사업화를 위하여 미국의 I-Corps제도 벤치마킹을 촉구한다. 기술 이전은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지식재산권의 기타 예산 편입을 개편할 것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정책 단계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다양한 산업 연구를 부처별로 분산 지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에 걸맞은 정책 조직을 갖춰야 할 것이다. 현재 추진되는 과학기술전략본부의 강화와 더불어 스마트 행정을 뒷받침할 정부 3.0 정책의 강력한 시행을 재촉구한다. 세종시로의 정부 청사 이전 후 정부 3.0 기반의 스마트 워크의 부재로 행정 비효율이 10% 이상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금액적으로 40조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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