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다야 콜맨 왜 포토샵 비판했나?[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5-10-26 15:17 수정 2015-10-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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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다야 콜맨이 자신의 SNS에 잡지 화보의 포토샵된 사진과 실제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뒤 포토샵 작업에 비판을 가했다. (사진=제다야 콜맨 SNS)
▲젠다야 콜맨이 자신의 SNS에 잡지 화보의 포토샵된 사진과 실제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뒤 포토샵 작업에 비판을 가했다. (사진=제다야 콜맨 SNS)

잡지사를 향한 미국 10대 여자 연예인의 비판이 화제다. 미국의 모델 겸 연기자, 가수로 활동하는 젠다야 콜맨(19)은 최근 한 잡지에 실린 자신의 사진이 포토샵 처리된 데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콜맨은 지난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잡지 ‘모델리스트’ 11월호에 실린 자신의 사진이 실제보다 날씬하게 포토샵(보정·補整) 처리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글과 함께 사진 원본 이미지와 포토샵 된 이미지를 나란히 올린 뒤 “이런 것이 바로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비현실적 이상을 만들어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미디어는 막강하다. 기 드보르(Guy Devord)의 지적처럼 우리는 지금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 즉 스펙터클의 사회에 살고 있다. 미디어가 재현한 이미지와 텍스트(상징화된 세계)는 현실의 척도가 되며 인식의 근간을 이룬다.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주장처럼 사람들은 현재 미디어가 생산해내는 이미지와 텍스트(시뮬라시옹)를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미디어의 몸과 몸매에 대한 텍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미디어에서 재현된 몸과 몸매에 대한 이미지를 포함한 텍스트는 사람들의 몸에 대한 인식의 준거가 된다. 잡지에 실린 콜맨의 실재가 아닌 포토샵 작업을 거친 이상적인 몸매의 이미지를 사람들은 실재로 여긴다.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은 ‘포스트모던 다이어트’에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체중은 1959년 일반 여성 평균 체중의 91% 수준이었다가 1978년에는 84% 수준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 체중과 비슷한 일반 여성은 전체 여성의 5%에 불과했다. 우리 여성지와 패션지 등 잡지를 포함한 TV, 신문, 광고 등 미디어에 등장하는 모델 역시 이런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태희, 전지현, 유승옥 등 이상적 얼굴과 몸매를 가진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포토샵과 손, 목, 다리, 눈, 코, 입 등 신체모델의 부분을 연예인 스타와 합성작업등을 통해 이상적인 몸과 얼굴을 미디어의 텍스트로 드러낸다. 일반인과 소비자들은 미디어에 의해 재구성되고 재현된 이상적인 몸과 얼굴을 실재로 인식하고 닮아야 할 모델로 삼는다.

미디어는 왜 콜맨의 지적처럼 탐욕스럽게 아름다움에 대한 비현실적인 이상을 만들어내고 이상적인 몸과 얼굴을 끊임없이 현시하는 것일까. 뷰티업체, 성형외과, 화장품 회사와 연합한 미디어는 이상적 육체의 전시를 통해 일반인에게 몸에 대한 결핍과 열등감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의 채워지지 않는 몸에 대한 욕망을 자극해 성형수술, 화장품, 다이어트 제품 등 육체와 외모에 관련한 상품 수요를 창출해 막대한 이윤을 챙긴다.

낸시 에트코프(Nancy Etcoff)가 ‘미: 가장 예쁜 유전만 살아남는다’에서 그리고 발트라우트 포슈(Waltraud Posch)가 ‘몸 숭배와 광기’를 통해 강조했던 것처럼 뷰티업체와 다이어트 회사 등과 결탁한 미디어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위해 사람들 특히 여성들로 하여금 그들이 가진 몸과 얼굴에 불만을 느끼도록 만든다.

여고생과 여대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성민우회의 최근 조사결과 여고생과 여대생의 80%가 자신의 체중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정상체중인 학생 중에서 자신이 비만하다고 생각하며 만족하지 않는 비율도 83.5%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성형시장의 규모가 5조 원 규모로 국제 성형시장 규모의 25%를 차지하고, 인구 1,000명당 13.5명이 성형수술을 해, 성형수술 비율이 전 세계 1위인 성형 공화국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몸과 외모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의 심화는 미디어의 이상적인 몸과 외모의 현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잡지사를 향한 콜맨의 거침없는 비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매우 의미 있는 언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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