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롯데면세점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수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면세점은) his business(신동빈의 사업)”이라며 “실패하면 모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책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26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이 같이 밝히며 “롯데그룹에 있어 면세점이 중요한 사업이고 신성장동력이라면, 애초에 이 같은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이 나를 지난해 말 롯데홀딩스에서 해임시키고, 이어 올해 7월 아버지를 잇따라 해임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면, 이 같은 욕심을 부리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빨리 경영 정상화에 돌입하기 위해 수차례 동생(신 회장)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매번 거절을 당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신 전 부회장은 “최선을 다해서 동생을 설득해왔지만, 그걸 거절한 동생이 면세점 등 모든 손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연말 서울시내 면세점 2곳(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과 월드타워점(12월 31일))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여러차례 “면세점 사업을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이번 시내면세점에서 2곳 중 1곳이라도 잃게 되면 타격이 크다.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이 1조9763억원으로 국내 1위 면세점이다. 서울 시내 6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 매출액(4조3502억원)의 45.4%를 차지한다. 월드타워점은 매출액이 6000억원 규모로 소공점에는 못미치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라는 롯데그룹의 상징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내줄 수 없는 곳이다.
단순히 매출 규모를 떠나서, 연말 특허권을 지키지 못하면 신 회장이 직접 나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롯데 개혁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의 매출은 롯데 면세점에서 80%가 넘게 발생한다. 또 신 회장의 비전에도 제동이 걸린다.
롯데면세점은 2014년 기준 국내 업계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전세계 면세시장을 통틀어 당당히 3위에 오를 정도로 브랜드 파워도 인정받고 있다. 신 회장의 목표는 세계 면세점 시장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