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과테말라 대통령선거 개표가 93%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지미 모랄레스(46) 후보가 69% 이상 득표율로 차기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좌파 성향 야당 국민희망연대(UNE) 당수인 산트라 토레스(59) 후보는 약 31%로 2위에 그치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모랄레스는 오토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부정부패 의혹으로 사임한 가운데 지난달 치러진 1차 투표에서 23.29%를 득표해 19.75%를 얻은 토레스와 결선투표를 치렀다.
중도 성향의 국민통합전선(FCN)당을 대표해 나온 모랄레스는 지난 2011년 과테말라시티 외곽 믹스코 시장선거에 뛰어들면서 정치에 몸을 담게 됐다. 그는 전날 밤 승리가 확정되고 나서 “우리는 국민의 선택을 매우 존중한다”며 “국민은 우리에게 부패와 싸울 의무를 줬다”고 말했다.
토레스는 지난 2008~2011년 퍼스트레이디였으나 이후 콜롬 전 대통령과 이혼했다.
두 사람 모두 부패와의 전쟁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권자들은 정치판에서 풋내기이지만 신선한 이미지를 가진 모랄레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뚜렷한 정치ㆍ행정 경험이 없는 모랄레스가 국정을 잘 운영할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아이들에게 모두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교사들이 잘 가르치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를 지니고 다니도록 하겠다는 황당한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또 지난달 총선에서 FCN당은 의회 158석 중 11석밖에 차지하지 못해 모랄레스는 소수 정당 대표로 국정을 끌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도 안게 됐다.
전날 대선은 지난 1996년 36년간의 긴 내전을 끝마치고 민주 정부가 들어선 이후 9번째로 치뤄지는 것이다. 모랄레스는 현재 임시 대통령을 맞고 있는 헌법재판관 출신 알레한드로 말도나로부터 내년 1월 정권을 물려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