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경영권 분쟁 가처분 심문 28일 열려… 신동주 부회장 승기 잡을까

입력 2015-10-27 08:36 수정 2015-10-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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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구한 가처분 심문기일이 28일 열린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승기를 잡을 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신격호(93)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가처분신청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본격적인 법정 다툼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의 중국사업 관련 서류를 일체를 열람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신동빈 회장이 회사에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힌 점을 들어 형사소송을 통해 책임을 추궁할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당한 해임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본안 소송보다 가처분 신청 쪽을 더 비중있게 보는 분위기다. 통상 경영권 분쟁에서는 본안 소송 외에도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같이 이뤄진다. 전문 경영인보다 가업을 물려받은 ‘오너’가 그룹을 지배하는 우리나라 대기업 특성상 회계장부를 뒤질 경우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형사고발 등을 통해 신동빈 회장 측을 압박한다면, 본안 소송의 승패와 관계없이 분쟁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회계자료를 확보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중국사업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의 중국사업 손실액을 1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는 반면, 신동빈 회장 측은 3200억여원 선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 대주주로서 경영감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경영권분쟁이 일어난 경우 이러한 유형의 가처분은 적지 않다”며 “회사는 장부를 일정한 요건하에 제공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데, 그 의무를 어겼다고 판단되면 감독권 행사상 필요한가 여부에 상관없이 가처분이 인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법 전문가인 조우성 변호사(기업분쟁연구소 소장)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이대로 두다가는 롯데홀딩스에 큰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전횡을 조목 조목 문제 삼으면서 조속히 재무자료를 열람ㆍ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느 정도로 입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가처분 신청 당사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름도 올라가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참여했다는 명분을 이미 얻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 부자의 가처분신청은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60ㆍ사법연수원 11기)를 중심으로 강경국 변호사, 손익곤 변호사, 신민 변호사가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법무법인 양헌은 대형로펌은 아니지만, 기업법무 특히 기업지배구조에 무게중심을 둔 로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 측은 전관 출신 변호사를 내세웠다. 이혜광(56ㆍ14기)ㆍ안정호(47ㆍ21기) 변호사는 둘 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이다. 이 변호사는 기업지배구조, 안 변호사는 기업형사 소송과 화이트칼라범죄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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