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근처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5 강진 피해 지역에 대한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아프간 북동부 산악지대에서 일어난 이번 지진으로 접근이 어려운 오지를 포함해 여러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피해가 발생했다. 또 전기ㆍ통신 두절과 치안 불안까지 겹치면서 정확한 피해규모 집계뿐만 아니라 구조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 주 힌두쿠시 산악지역은 인구가 밀집한 곳은 아니나 접근이 어려운 오지로 구조작업 진행이 쉽지 않다. 또 이번 지진의 진동이 진원지인 아프간과 파키스탄은 물론 인근 인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느껴지는 등 피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 발생해 피해 규모 집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확한 사망자 수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 외신은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파키스탄 228명, 아프간 33명, 인도 2명 등 26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지만 다른 외신은 아프간 63명 등 280명이라고 전했다.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최고행정관은 “초기 보고에서는 바다하샨, 타하르, 나가르하르, 쿠나르 등에서의 인명ㆍ재산피해가 컸다”며 “많은 지역에서 전화와 통신망이 끊겨 정확한 피해규모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인 사상자 수색과 구조 그리고 구호작업을 위해 군부대와 헬기를 동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작업에는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현지 매체는 “페샤와르 도시 지역에서의 구조작업은 거의 마무리가 됐으나 외딴 산간지역의 구조작업은 더디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밤이 된 늦은 시간에 나오는 부상자는 대부분 산악지대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인 탈레반이 아프간 북동부를 장악하고 있어 구조작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다흐샨 주를 비롯한 아프간 여러 지역은 실질적으로 탈레반에 장악됐기 때문에 공식적인 구호작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원과 통신망 두절과 불안한 치안으로 지진 피해상황 파악이 어렵다”며 “북부 외딴 지역까지 탈레반 세력이 뻗어 있는 아프간이 특히 그렇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망자 가장 많이 나온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지진에 따른 국제적 구호 요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르베즈 라시드 정보장관은 “이번 지진에 대한 피해는 국내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유엔은 “유엔 산하 기구들이 움직이고 있고 양국이 요청하면 정부 주도의 구호활동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조니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아프간, 터키 정부와 접촉하고 있고 어떤 추가적인 도움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