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28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가 인선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에 맞는 총장이 나오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013년 1월 처음 열렸다. 2012년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이 '검란(檢亂)'으로 불리는 사상 초유의 항명사태로 물러난 뒤 검찰 개혁 논의가 진행됐고, 그 중 하나가 검찰총장 후보군을 외부인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선정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당시 검찰은 한상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친MB'로 분류되는 고려대 출신 검사들이 조직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 총장 임기 말 현직 부장검사 수뢰사건, 로스쿨 출신 검사 성추문 등이 이어지며 검찰 조직 전체가 위기를 맞았고, 검찰 개혁방안을 둘러싸고 수뇌부의 갈등이 심화됐다. 서울대-특수통 계보를 대표하며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였던 채동욱 대검차장은 한상대 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했다가 서울고검장으로 인사이동되며 총장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당시 신임 대검차장으로 발령받아 조직을 추스른 게 현 김진태 검찰총장이다.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 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진태 대검차장과 소병철 대구고검장, 채동욱 서울고검장을 추천했고, 결국 채동욱 고검장이 위원회 추천 사례로는 처음으로 총장에 올랐다.
채 총장은 CJ그룹과 효성그룹 등 대기업 수사와 전두환 추징금 환수 등 굵직한 이슈를 무리없이 추진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공안수사를 중시하는 청와대와는 코드를 맞추지 못했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지를 놓고 현 국무총리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정면 충돌한 것을 계기로 혼외자 파문을 겪으며 초라하게 퇴진했다.
2013년 열린 두번째 위원회에서는 김진태 전 대검차장과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 소병철 법무연수원장, 한명관 전 대검 형사부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결국 과거 '검란' 이후 조직을 잘 추스렸던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낙점됐고, 이후 무난하게 조직을 이끌며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7번째로 임기만료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에는 김수남 대검차장과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이득홍 서울고검장이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차장이나 박 지검장이 총장이 된다면 10년 만에 TK(대구·경북) 출신 검찰총장이 나오게 된다. 특히 김 차장은 수원지검장 재직 시절 이석기 사건을 진두지휘하며 이번 정권에서 충성도를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검찰 안팎에서는 어느쪽이든 새 총장이 된다면 위원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와 코드가 맞는 인사가 총장으로 발탁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