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불사’ AIG, 3개로 분할되나…‘기업사냥꾼’ 아이칸 “너무 크면 성공 못해, 쪼개라”

입력 2015-10-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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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의 큰 규모로 쓸데없이 비용 늘어나…‘SIFI’규제에서 벗어나야”

▲칼 아이칸. 사진=블룸버그
▲칼 아이칸. 사진=블룸버그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가이자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이 이번엔 미국 대형보험회사인 AIG를 옥죄고 나섰다.

아이칸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AIG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핸콕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가 서한에서 “더는 미룰 필요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행동할 때”라며 “비용을 절감해 다른 회사와 경쟁하려면 회사를 3개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AIG 지분을 다수 확보한 사실을 밝히며, ‘너무 비대한 회사는 성공할 수 없다(too large to succeed)’는 논리도 펼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미국 정부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을 결정하면서 언급한‘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AIG의 규모가 너무 커지면서 불필요한 비용이 많아졌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이칸은 AIG를 생명보험회사, 주택담보대출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등 3개의 회사로 분할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회사를 분리하면 AIG는 ‘시스템상 중요금융기관(SIFI)’에서 벗어나 미국 금융당국의 강화된 감독과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AIG는 SIFI로 분류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강한 감시를 받고 있다.

SIFI 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도입된 것으로 위기 시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금융기관을 지정해 유동성 기준 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기관은 SIFI로 지정되면 규제를 지키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아이칸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규모에 과세하는 것”이라며 마땅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 AIG에 주주로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 최대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가 SIFI로 지정된 이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을 언급하며 경쟁사들이 정부의 감독과 규제를 피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아이칸은 다른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도 자신과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폴슨은 “AIG가 회사를 3개로 분리하게 되면 비용 지출 규모를 업계 평균으로 축소하고 회사가 주식을 되사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AIG 주가는 지금보다 66% 높은 주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이칸의 분사 요구 소식에 AIG의 주가는 전일 대비 4.88% 급등한 63.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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