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솎아내기’ 중소기업 집중… 올해 20% 이상 정리할 듯

입력 2015-10-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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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은행 신용공여 50억이상 이달 신용평가·구조조정…작년보다 C·D등급 20%↑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좀비기업(한계기업) 솎아내기’가 중소기업에 집중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용공여 합계액 500억원 미만 개별 은행 신용공여금액 50억원 이상인 중소기업의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이달 종료되면 곧바로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신용공여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연말까지 끝낼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평가) 시기 상 중소기업에 먼저 칼을 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아무래도 대기업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속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당국이 채권 은행에 대출과 보증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을 보수적으로 분류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이 예년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워크아웃(C등급)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D등급) 대상 중소기업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시각은 금융당국의 움직임과 은행권의 각종 지표와 궤를 같이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진웅섭 원장까지 나서 채권 은행 압박 수위를 높였다. 금감원은 5일 새 시중 은행들에 “좀비기업을 제대로 솎아내라”며 세 차례나 요구했다.

앞서 지난 23일엔 금감원 서민금융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조성목 선임국장이 17개 국내 은행 기업 여신 담당 부장들을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국장은 채권 은행의 부족한 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감원은 이번 주 초 시중은행 등에 최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대출 자산 건전성 분류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진 원장이 직접 나서 은행장들에게 좀비기업 구조조정을 당부한 것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기업 신용위험평가 요청에도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미온적은 태도를 보이자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진 원장은 “구조조정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정확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없는 한계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되는 기업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진 원장은 “은행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좀비기업 분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기업 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69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8월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난 191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시중 은행의 기업 여신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을 포함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등 8개 은행의 기업 여신 규모는 5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올해 예산 387조원의 1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은행별로는 정책금융 기관인 산은(180조원)과 기은(127조원)이 월등히 많았고, 이어 국민은행(91조원), 우리은행·신한은행(87조원), 하나은행(85조원), 농협은행(55조원) 등 순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외환은행과 합병으로 기업 여신 부문이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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