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까지 국내 매출을 8000억원대로 끌어 올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3위권에 재진입하겠습니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이 29일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FILA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언론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더불어 현재 1조2500억원대인 기업가치도 5년내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날 김 사장은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특명을 받고 정구호 부사장과 함께 진행한 휠라 리뉴얼 프로젝트 결과물을 공개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1992년 휠라 브랜드 국내 론칭 후 23년 만에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윤 회장 브랜드 리뉴얼 특명은 실적부진에서 비롯됐다. 휠라의 국내사업 부문은 2011년 4577억원 매출을 거둔 이후 이듬해 4239억원, 2013년 4152억원에서 지난해 3975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1796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매년 줄었다. 지난해 119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윤 회장은 주저없이 ‘브랜드 재편’이라는 칼을 뽑아든 것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지난 4월 신임 사장으로 김진면 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전무를 영입했다. 1991년 휠라코리아 창립 이후 첫 외부 출신 CEO다. 이어 5월에는 제일모직 출신 정구호 디자이너를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역시 창립 이후 처음으로 CD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김 사장이 부임한데 이어 정 부사장이 첫 CD로 합류하면서 리뉴얼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김 사장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전개되는 휠라의 새로운 행보는 향후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리뉴얼과 더불어 통합적이면서도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더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글로벌 브랜드 본사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휠라의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는 변화를 넘어선 혁신으로, 제품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기존 스타일을 벗고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한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BI를 재정립했다.
리뉴얼을 총괄한 정구호 CD∙부사장은 “그 동안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있던 콘셉트를 스포츠의 핵심인 ‘퍼포먼스’에 집중해 변화시켰다”며 “휠라 고유의 오리지널리티와 자산, 우수한 기능성은 유지하되, 트렌디하고 미래지향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덧입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매출에 도움이 될지라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과감히 정리, 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제품 라인 구성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퍼포먼스(Performance)에 집중해 재편했다. 휠라 브랜드는 3개의 ‘퍼포먼스’ 라인으로 구성하고,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라는 라이프스타일 라인은 별도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변화된 휠라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새로운 영업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5월 서울 이태원에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온전히 나타내는 홍보 채널인 동시에 브랜드 위상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수단"이라며 "주요 패션 메카에 연이어 준비 중인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휠라의 재도약과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휠라코리아가 1992년 국내에 론칭했다. 2007년 당시 미국으로 넘어가있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본사)을 휠라코리아 경영진이 인수해 현재 70여개국에서 전개되는 브랜드의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