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1일 서울에 도착한 가운데 리 총리와 함께 방한한 중국대표단에 프로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의 ‘맞수’인 칭하오 9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이날 “리 총리의 이번 한국 방문에 중국의 유명 국수(國手) 칭하오 9단이 동행한다”며 “바둑이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칭하오 9단은 “(나) 스스로 역할을 다해서 바둑이 중·한 문화 교류의 유대와 교량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칭하오 9단이 이번 방한 과정에 어떤 활동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997년 상하이에서 첫 대국을 벌인 뒤 10여 년간 세계 바둑계의 맞수로 손꼽힌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은 지난 8월 18년 만에 다시 상하이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4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 대국에서 이 9단이 346수 만에 창 9단에 흑 반집승을 거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찬가지로 바둑 애호가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종종 중국의 경제문제를 바둑에 비유하곤 한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는 “바둑에서는 세(勢)를 도모하고 (바둑돌이) 살아야 하는데, (바둑돌이) 살려면 두 개의 눈(眼)이 필요하다.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은 바로 두 개의 눈에 해당한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최근 영국을 국빈방문하면서 2002∼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시티에서 활약한 중국 축구선수 쑨지하이와 동행해 축구를 양국 관계증진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