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해 144억 유로(18조420억원) 규모의 자본 수혈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ECB는 31일(현지시간) 그리스 4대 은행인 그리스국민은행(NBG), 피레우스은행, 유로뱅크에르가시아스, 알파뱅크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144억 유로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리스 2위 은행인 피레우스 은행의 자본확충 요구규모가 49억3000만 유로로 가장 컸고 유일하게 국영 은행이 아닌 유로뱅크는 21억2000만 유로로 가장 적었다. 알파뱅크와 그리스국민은행은 각각 27억4000만 유로, 46억 유로를 확충해야 한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 은행은 11월6일까지 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리스 경제가 2017년 말까지 일반적 상황은 물론 신용을 더 잃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산출한 것이다. 이에 최소 필요 자본 규모는 44억 유로, 최대 144억 유로인 것으로 추산됐다.
EC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본조달을 통해 부족분을 보충하면 4개 그리스 은행에 완충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이로 인해 재무제표 건전성을 높이고 거시 경제 악화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은행의 자본확충은 지난 2010년 그리스 부채 위기가 발생한 이후 세 번째다. 만일 그리스 은행이 올해 말까지 시장에서 자본조달을 하지 못하면 그리스 국영 자본확충 펀드인 그리스금융안정기금(HFSF)이 은행의 신주와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자본확충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올 들어 순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피레우스은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6억3500만 유로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알파뱅크는 8억3840만 유로 적자를 기록했다. WSJ는 그리스 은행들이 자본 부족 외에도 유동성 회복에도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