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최대 낙폭… 가팔라진 ‘수출 절벽’

입력 2015-11-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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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출 435억달러… 15.8% 떨어져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성장엔진인 수출이 지난달 6년여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던 수출은 저유가와 중국 성장 둔화, 세계 교역시장 위축으로‘한국경제 버팀목’에서 걱정꺼리 대상이 다. 이제는 단순한 수출 감소를 넘어‘수출절벽’에 맞딱 뜨렸다는 위기감 마저 감돌면서 최근의 내수 회복세에까지 찬물을 끼얹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이 434억6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감소율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2개월만의 최대 낙폭이다. 지난 8월 -14.9%로 기록한 이후 2개월만에 6년여 만의 최대 낙폭 수치를 경신한 셈이다.

지난달 수출 감소는 석유화학ㆍ석유제품 공장의 시설보수, 철강 및 선박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9.4%나 줄어 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수출단가 역시 유가하락, 공급과잉 등으로 7.1%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실적(516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주효했다.

품목별 수출액 동향을 보면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만 42.1% 늘었을 뿐 이를 제외한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13대 주력 품목이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베트남을 제외한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고전했다.

올해 수출ㆍ수입액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66억9000만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45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입과 수출 감소율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앞으로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든다면 지금까지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10월 수출 감소폭이 컸던 것은 기저효과가 컸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지만 올해 내내 계속되고 있는 수출 감소 행진은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하반기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중국경제 부진 등 각종 리스크로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극심한 수출입 감소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2011년 부터 4년간 이어온 ‘교역액 1조 달러 신화’는 올해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됐다.

정부도 수출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들도 내놓았지만 세계 경기 불황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탓에 뾰족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박이나 자동차 등의 하락세가 워낙 강해 단기간에 전반적으로 수출을 반등시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다음달에는 수출 여건이 다소 나아지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월에는 해양플랜트 수출, 유가영향 품목의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 돼 10월보다는 수출감소세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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