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위기 사태에 협력사까지 모두 모인다

입력 2015-11-0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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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이 자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까지 모두 모여 타개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한다.

4조2천억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대우조선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들도 향후 정상화를 위해 합심하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매물로 나옴에 따라 조선 빅3 합병설까지 나도는 등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는 태풍 전야처럼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이달 중순께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제 조선소에서 열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직영 인력이 1만3천여명, 협력사 인력이 5만여명에 달한다.

이 자리에서 대우조선 사측은 벼랑 끝에 몰린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긴축 경영에 따른 자사 및 협력사 직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에 노사가 합심해 고비를 넘기면 2017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정상화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잦은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2010년 직영 인력을 대상으로 전사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협력사 인력까지 참여하는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로 그만큼 대우조선이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는 반증이다. 대우조선이 무너질 경우 거제 지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협력사의 모든 직원이 참석해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라면서 "여기서 나온 개선점을 취합해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채택해 회사 정상화에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3조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3분기에도 1조2천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최악의 유동성 위기까지 닥치자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에서 4조2천억원에 달하는 지원안을 내놓았으나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해양플랜트 악재가 여전한데다 조선 시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자구안을 내놓은 대우조선은 우선 지난달 31일자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에 대한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1천여명 중 300여명을 감축했다. 당분간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정년 퇴직자 및 이직자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장 인력도 감축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지난달 31일부로 모두 통보되면서 절차가 완료됐다"면서 "채권단이 요구한 수준에 맞췄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서는 조선 빅3간 인수합병설이 나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등에 비금융회사 지분을 조속히 매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을 31.46% 가지고 있는데 시가로는 7천여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양강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 양사는 부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조원 단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고 내부 단속에 바빠 인수합병에 투입할 자금이 없는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외국계 헤지펀드가 투자 수익을 노리고 들어올 수도 있다. 2008년 대우조선 공개 입찰 당시 참여했던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포스코, GS, 한화도 있지만 모두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한화는 당시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됐으나 막판에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경쟁이 치열한 대형 조선 3사를 합쳐서 2개로 만들면 선순환이 될 걸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그러나 빅3의 경우 사별로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합병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며 합쳐지면 대량 실업이 불가피해 국가 전체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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