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을 떼먹고 가짜 회사를 설립해 채무를 숨겨온 출판사 '계몽사'의 실소유주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조종태)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계몽사 실소유주 이모(5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법원의 강제집행명령을 받고도 납품업체들에 줘야할 책값 2억1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2000년대 초 계몽사 실소유주가 됐을 당시 이미 100억여원의 개인채무로 인한 신용불량자 상태였다. 하지만 이씨는 다른 사람 명의로 '계몽사알앤씨'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채무를 숨기고 사실상 계몽사를 운영해 왔다.
실제 책값을 받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온 납품업체 대표들에게 이곳 직원들은 자신들이 계몽사알앤씨 직원이며 계몽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46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설립된 계몽사는 한국 최초의 아동 도서 전문 출판사다. 1950년대 회사를 서울로 옮기며 본격적으로 출판에 전념해 '세계소년소녀문학전집'을 발간하며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종 부도를 맞았고, 이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재도약을 꾀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