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터널, M&A로 넘는다-中] 주요그룹 ‘사업재편’ 속도전… 그안에 ‘미래 먹거리’ 보인다

입력 2015-11-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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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핵심사업 키우고… 신성장동력 찾고…

주요 그룹들의 사업재편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룹의 핵심 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사업재편도 각 그룹이 향후 집중적으로 육성할 핵심사업이 눈에 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각 그룹이 핵심사업 강화와 신(新)성장사업 육성 차원에서 사업재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재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전자와 금융을 양축으로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사업 모델로 설정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삼성그룹이 최근 3년 동안 계열사 간 사업 조정과 비(非)주력 계열사 매각 작업에서도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와 방산계열사를 매각한 작업이다. 삼성그룹은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각각 화학계열사·방산계열사, 화학계열사를 묶어 정리했다. 추가적으로 비주력부문의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대신 삼성그룹은 바이오 사업을 추가적으로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그룹은 바이오제약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제품 개발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을 통해 바이오제약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어 사옥 이전을 통해 전자와 금융을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을 사용하던 금융계열사를 서초 사옥으로 옮기는 방안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계열사 재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지분 57.87%를 가진 현대위스코는 현대위아·현대메티아와 합병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작업을 끝내고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현대제철이 2013년 자동차용 판재를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넘겨받은 데 이어, 올해는 남아 있던 이 회사의 강관·자동차 경량화 부문 등을 인수해 합병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SK그룹은 지난 8월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며 통신과 에너지 관련 사업으로의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룹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인 에너지 분야는 최 회장 부재 시에도 SK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꾸준히 진행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월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 2곳을 인수해 셰일 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SK의 셰일광구 추가 인수도 예상하고 있다. SK E&S는 북미에서 셰일가스 직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9월 북미 현지에 손자회사인 듀블레인에너지를 설립하고, 같은 해 10월 미국 콘티넨탈리소스가 보유한 우드포드 셰일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했다.

LG그룹도 계열사 재편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LG CNS의 자회사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V-ENS’를 인수해 VC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LG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OLED 관련 사업을 LG디스플레이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LG상사는 자회사 범한판토스를 통해 LG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LG상사는 지난 5월 동아원그룹에서 당진탱크터미널을 인수한 데 이어 LG가(家) 방계 소유인 범한판토스를 사들였다. 또 LG그룹은 태양광 발전사업 계열사인 LG솔라에너지와 유사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 서브원을 합병했다.

유통 공룡기업 롯데그룹의 행보도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그룹과 3조원 규모의 화학부문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화학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이 민영화될 때 공기업이던 여수석유화학이 보유 중인 호남석유화학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화학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화학부문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제 아래 그룹 재편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의 방산 및 유화부문 4개사 인수를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해 국내 방위사업 분야 1위로 도약했다. 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원에 이르러,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의 지위를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아울러 올해 2월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분야 자회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을 통해 셀 생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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