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아일랜드 정부가 러시아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폭탄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지나는 모든 여객편에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지금까지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 여객기 추락은 기내에 반입된 폭발물로 인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민에게 시나이반도 여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아일랜드 항공당국도 같은 이유로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저녁 치안대책회의를 소집하고 항공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서 추락 원인을 단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정보를 더 많이 모을수록 폭발물에 의해 추락했을 것으로 우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국은 예방조치로 시나이반도 샤름 엘 셰이크 공항을 출발해 영국으로 향하는 모든 비행기 출항을 연기시켰다. 이 지역은 영국인들이 휴양지로 자주 찾는 곳이다.
앞서 러시아 항공사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지난달 21일 시나이반도 상공을 지나다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224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집트 내 이슬람국가(IS) 연계 무장단체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거듭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세부 사항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