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국정교과서 확정고시 발표로 야당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면서 두 부처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국회 해양수산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각각 3일과 4일로 예정됐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기했다.
정치권 내부에선 오는 9일께 인사청문회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야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심사나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영석 해수부장관과 강호인 국토부장관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지난달 23일 제출된 점을 고려할 때 오는 11일까지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만약 국회가 이 기간 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해당 후보자를 국무위원으로 임명이 가능하다.
문제는 부처 예산안 통과 등 선결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실질적인 수장의 공백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서 양 부처의 업무에 혼선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인사청문회 통과 전까지 현 장관이 직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유기준 해수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부 장관은 내년 초 총선을 앞두고 있어 마음은 이미 콩밥(?)에 가 있다.
실제로 그간 지역구 행사를 자제해 왔던 유일호 장관의 경우 지난 1일 지역구인 송파구 약사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얼굴을 비추고 있다. 삼전동 행복주택 입주 행사 등 국토부 행사도 이미 지역구인 송파구에 맞춰져 있다.
7개월 간의 임기 동안 지역구를 10번이나 방문했던 유기준 장관 또한 이미 내년 총선 모드에 돌입한 양상이다. 이미 해수부 내에선 이미‘감사패’가 언급되면서 후임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국토부의 경우 강호인 장관 후보자가 기재부 출신인데다 최근 공백이 된 2차관 자리에도 기재부 출신이 온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사기 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부처 예산안과 연말 시급히 처리할 과제가 맞물리는데다 장관들이 인사 등 중요한 결정까지 번복하는 상황이라 후임 장관의 공백이 아쉬운 실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