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 세대교체·신상필벌·사업재편 원칙… 숨죽인 ‘재계의 별’들

입력 2015-11-05 10:23 수정 2015-11-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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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임원 인사 ‘3대 키워드’

재계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실적부진에 이어 세대교체, 사업재편 바람까지 불면서 예년보다 인사폭이 클 것이란 점에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들이 올 연말 정기인사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일부 그룹들이 인사방향의 틀을 잡고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다. 10대 그룹 중에는 현대중공업이 이달 초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LG그룹과 삼성그룹, SK그룹 등이 이달 말부터 내달 하순까지 순차적으로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대그룹의 전반적인 흐름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진 모양새다. 삼성그룹 등은 중폭 이상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반면, 롯데그룹 등은 소폭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두는 방향이다.

◇대대적인 임원감축 가능성 그룹 = 삼성그룹의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삼성그룹은 내부적으로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임원 규모를 최대 30%까지 감축하는 방향을 잡고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향에서 볼 때 삼성그룹의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와 신상필벌, 사업재편으로 귀결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시대에 맞는 젊은 인물이 사장단에 대거 편입될 수 있다는 세대교체론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기본 인사원칙인 신상필벌도 이번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는 분위기다. 또 긴박하게 움직이는 사업재편 과정도 올 정기인사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판단된다.

매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로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인사의 관전포인트는 세대교체와 신상필벌로 요약된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중국 현대·기아차 법인장을 모두 교체했지만 올해도 해외시장에서 실적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와 더불어 세대교체 인사까지 이뤄질 지 관심이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SK그룹도 관심 대상이다. 최 회장이 현업에 복귀한만큼 이를 뒤따르는 상당 수준의 인적쇄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올해 그룹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맡았던 SK하이닉스가 내년도 반도체 시황이 불안하다는 점도 임원 조정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올 한해 지속된 비리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시 한 번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첫 연간 적자까지 예고하고 있어 신상필벌을 기준으로 한 문책성 인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달 초 올해 재계 인사 첫 스타트를 끊은 현대중공업은 8분기 연속 지속된 적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과 박종봉 해양플랜트부분 대표 부사장을 자문역으로 옮기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임원인사에도 실적부진의 책임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조직개편과 함께 후속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둔 곳 = 이르면 이달 말 정기인사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간 희비가 교차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동안 LG그룹의 인사 교체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도 전체적인 임원 교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각 계열사별로 차기 성장사업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원 인사 방향을 계열사 재배치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해 제2롯데월드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2개월 앞당겨 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롯데그룹은 올해도 12월 초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만큼 조용한 인사가 예상된다. 대신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여성 임원 인사는 클 것으로 관측이다.

GS그룹의 임원 교체 규모도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GS그룹의 임원 인사 흐름이 대대적인 교체를 하지 않는다는 성향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의 GS리테일, GS홈쇼핑 등이 꾸준한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은 정기인사에 긍정적이다. 다만 GS그룹의 핵심 사업인 GS칼텍스는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영향으로 임원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통상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진행하는 한진그룹은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현재 임원수가 상무급 이상 기준으로 224명이다. 다만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전제척인 업황이 좋지 않아 올해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부담요인이다.

한화그룹의 상무보급 임원은 500여명이다. 하지만 올해 인사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수시 인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인사를 발표하기까지 아무것도 알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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