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은 조광윤(趙匡胤)이 개봉(開封)에 세운 나라다. 국호가 송이었으나 금(金)에 의해 쫓겨나 남하한 뒤 남송과 구별하기 위해 북송이라 부르게 됐다. 송은 부와 무력이 강대했던 당(唐)과 달리 인문정신이 강한 나라였다. 당이 국제적 귀족사회라면 송은 사대부들의 문민사회였다. 그 변화와 차이는 전문가들이 깊이 연구해야 할 주제일 것이다.
진종황제의 권학문(9월 6일에 일부 소개)은 실제적이고 공리적이다. “집 가멸케 하려고 좋은 논밭 살 것 없네. 글 속에 절로 많은 녹봉이 있는 것을. 편안히 살려고 높은 집 세울 것 없지. 글 속에 절로 황금으로 꾸민 집 있나니. 나들이할 때 따르는 종 없다고 한하지 말라. 글 속에 수레와 말이 많이 있다네. 아내 얻을 때 좋은 매파 없다고 한하지 말라. 글 속에 옥같이 고운 여인 있으니. 사나이 되어 평생의 뜻 이루려거든 잡념 버리고 창 앞에서 6경을 부지런히 익힐지니라.”[富家不用買良田 書中自有千鍾粟 安居不用架高堂 書中自有黃金屋 出門莫恨無人隨 書中車馬多如簇 娶妻莫恨無良媒 書中自有顔如玉 男兒欲遂平生志 六經勤向窓前讀]
왕안석의 권학문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꽤 유머가 있다. 마지막 대목을 살핀다. “황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으라. 독서하면 황금을 사기 쉬워진다. 좋은 책은 만나기 어렵고 좋은 책은 참으로 만들기도 어렵다. 독서하는 이에게 힘써 권하노니 좋은 책을 만나거든 마음에 두어 기억하라.”[賣金買書讀 讀書買金易 好書卒難逢 好書眞難致 奉勸讀書人 好書在心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