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에 빠진 운용사들

입력 2015-11-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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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대우조선 사옥·한국투신은 美 필라델피아에… 저금리에 대체투자처 빌딩 인수로 수익 확보 나서

저금리ㆍ저수익 상황에서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고군분투하던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오피스 빌딩 인수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2970 마켓스트리트’ 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전체 매입가격은 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9월에도 한투운용은 서울 남대문로 STX남산타워 인수에 뛰어들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물로 내놓은 STX남산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약 3400억원 수준에 인수하게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달 서울 중구 순화빌딩을 1449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사옥 인수에도 나섰다.

지난달 말 시행된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의 비공개 매각입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뿐 아니라 키움투자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도 참여해 운용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복수의 협상대상자가 나올 예정으로 매각가는 1700억~18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NH농협캐피탈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지스자산운용도 삼성생명이 보유하던 서울 종로구 수송타워를 인수할 예정이다. 코레이트투자운용 리츠는 5100억원 상당의 서울 역삼동 캐피탈타워(옛 한솔빌딩)를 인수를 진행 중으로 한국토지신탁도 800억원을 투자하며 참여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증시 불안 등으로 주식과 채권 투자에서 재미를 잃은 운용사들이 대체투자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으로 공모펀드 운용의 강자로 꼽히던 한투운용이 오피스 빌딩 투자에 전격 나선 것은 물론이고 연기금과 공제회도 대체투자를 위한 사모펀드(PEF) 투자에 적극 나서는 전략을 짜고 있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전일 열린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2015 연차총회’에서 “현재 KIC 대체투자 비중이 운용자산(AUM)의 12% 수준인데 이를 최소 15%로 늘릴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저금리, 저수익의 ‘뉴노멀(새 경제질서)’ 시대에서 단순 주식이나 채권투자로는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으로 이뤄진 포트폴리오에 오피스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감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미국이나 영국의 오피스 투자를 통한 글로벌 분산효과뿐 아니라 국내 오피스 투자 성과도 우수해 운용사들이 적극 전략을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임대료 수익의 안정성이 높은 중대형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채권의 이자수익과 같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안정적인 고정수익이 확정되는 투자에 기관 투자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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