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퇴직간부들, 용역비 17억 속여서 타내

입력 2015-11-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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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영업소를 운영하면서 용역비를 허위 청구해 무려 1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한국도로공사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국도로공사 감사실장 출신인 A용역업체 공동대표 권모(60)씨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부고속도로 B영업소를 운영하면서 노무비 등 용역비를 72차례 부풀려 청구해 17억5천만원을 부당 수령한 뒤 3억5천만원씩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2008년 말 당시 국토해양부의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지시에 따라 35개 직영(일부는 계약 만료된 외주) 영업소를 외주 형태로 전환하면서 퇴직 간부 47명에게 수의계약으로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권씨 등 도공 1∼2급 고위간부 5명은 2008년 12월 퇴직하면서 A업체를 만들어 B영업소 운영을 위한 용역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이후 계약서상 근무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채, 정규직이 퇴직한 자리에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을 단기간 근무자(파트타임)로 채용해놓고, 용역비 산출시엔 정규직 직원들이 근무한 것처럼 근무표 등을 조작해 도공에 용역비를 부풀려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터민을 채용할 경우 정부 지침에 의거, 건강보험료와 노인장기요양보험료 등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며 사용자는 새터민 급여의 절반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A업체는 매년 평균 20명의 새터민을 단기 근무자로 채용해 영업소를 운영해왔다.

피의자들 중 B영업소 사무장 역할을 한 이모(61·도공 2급 출신)씨를 제외한 권씨 등 4명은 실제로 사무실에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업무추진비와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 명목으로 1억원씩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업체는 현재까지도 B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6년간 영업소 이윤 등에 따른 합법적인 이익금 2억5천만원씩을 챙겼음에도 용역비를 허위 청구해 3억5천만원씩을 착복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범죄가 가능했던 것은 도공이 전직 간부들이 수의계약으로 운영 중인 영업소의 경비 사용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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