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 일본, 중국 3강 체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일본의 순위가 5위로 밀리고 대신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홍콩과 베트남이 3위와 4위에 오른 것이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월 수출 증가율이 무려 46.1%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내년에는 새롭게 3강 멤버가 될 전망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10월까지 잠정 집계한 주요 지역별 수출 추이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일본에 수출한 금액은 215억2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나 줄었다. 중국이 1145억6800만 달러(4.2%↓)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584억4600만 달러(1.2%↑)로 2위에 올랐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까지 25.7%로 지난해 대비 0.3%포인트 높아졌다.
일본은 247억500만 달러(10.6%↑)의 홍콩과 233억9000만 달러(27.8%↑)의 베트남에도 순위가 밀렸다. 1996년부터 미국과 함께 한국의 주요 수출국 양강을 이루던 일본은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2001년 3위로 밀려났다.
일본은 올해 9월까지 석유제품,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철강제품 등 주요 품목 대부분에서 한국 수출이 급락했다.
이는 엔저 영향으로 현지 한국산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 경제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자체 경쟁력이 최근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의 관문 노릇을 하는 홍콩은 한국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순위가 높아졌다. 홍콩은 올해 전년보다 6000배 이상 뛴 선박 부문의 이례적인 성과(10월까지 13억달러)가 반영돼 수출 실적 상승에 큰 몫을 했다.
삼성전자 모바일공장, 한세실업 섬유공장 등 한국 기업이 경제를 견인하는 베트남은 거의 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수출 물량이 늘었다. 휴대전화 부품 수출액이 올해 9월까지 전년 대비 145.5%나 뛰었고 평판디스플레이(149.1%), 자동차(76.6%) 등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월별 실적을 살펴봐도 1월 24.9%를 시작으로 4월 35.5%, 5월 32.3%, 6월 42.6% 등 증가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