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中庸)’에 성인(聖人)은 나면서부터 알고[生而知之], 대현(大賢)은 배워서 알고[學而知之], 보통사람은 애를 써서 안다[困而知之]고 했다. 이른바 삼지(三知)다. 공자도 논어 계씨(季氏)편에서 배움의 조건과 태도를 기준으로 인간을 생지, 학지, 곤지, 하우 이렇게 네 부류로 나눠 언급했다.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은 상급이요,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요, 곤경에 처하여 배우는 사람은 또 그 다음이며, 곤경에 처해도 배우지 않으면 백성 중에서도 하급이 될 것이다.”[生而知之者 上也 學而知之者 次也 困而學之 又其次也 困而不學 民斯爲下矣] 여기 나오는 困(곤)은 곤경에 처하다, 통하지 않는 게 있다는 뜻의 글자다.
공자는 성인이라는데, 그러면 공자는 나면서부터 아는 생이지지자인가. 하지만 공자는 논어 술이(述而) 편에서 “나는 태어날 때부터 아는 자가 아니다. 옛것을 좋아해서 힘써 알기를 추구한 사람이다”[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라고 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최종겸(崔宗謙·1711~?)은 ‘인심흑백도(人心黑白圖)’라는 글에서 사람을 성인 군자 수사(秀士) 중인, 이렇게 네 등급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생이지지(生而知之) 학이지지(學而知之) 곤이지지(困而知之) 곤이불학(困而不學) 교이불선(敎而不善) 등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여러 유학자가 남긴 곤지기(困知記)나 곤학기(困學記)의 ‘곤학’은 모든 배움은 어려움을 거치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