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의 실적에는 ‘적신호’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금리인상을 전제로, 내년에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실적이 크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 최고 투자전략가는 지난주 자신의 블로그에 “2016년을 앞둔 가운데 달러 강세와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맞물리게 되면 기업의 실적과 성장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주 미국 증시 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코에스테리치의 이러한 지적은 달러 강세에도 미국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보인 데에 따른 것이다. S&P500지수는 지난달 8.3% 급등해 월간 기준으로 4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달러 강세와 상관없이 주식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와 달러 가치 상승 속에 정작 기업의 수익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기업의 마진율이 줄어든 영향이다. 달러 가치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올해 9.86% 올랐다. 특히 지난주에만 2% 넘게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12월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고조된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지수 구성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평균 2.2% 떨어졌다. 이중 미국 사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4.8% 오른 반면 해외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기업은 10.6%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44개 기업의 콘퍼런스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3분기에 상당 수의 기업들이 지속된 달러 강세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기업들이 강달러의 영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부문 증권 전략가는 “달러 강세가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을 완전히 끌어내리는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이들 기업의 경영진은 내년에 환율 역풍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