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128억년 전의 거대질량 블랙홀 천체인 퀘이사를 발견했다. 이 발견은 빅뱅 이후 약 10억년 시기의 어두웠던 초기 우주를 밝힌 원인 천체가 무엇인지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28억년 전의 블랙홀 퀘이사 연구 결과가 천문학 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레터에 소개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급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와 한국천문연구원의 ‘GMT 시대를 대비한 중대형망원경 활용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임명신 서울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연구원 15명과 김민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를 비롯한 2명의 연구진이 참가했다.
우주는 빅뱅 이후 수 억 년이 지난 후 천체들이 탄생하면서 서서히 밝아진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빛의 주 원천이 되는 천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논의가 진행중이다. 그 후보 중 하나는 퀘이사로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으로 별과 가스가 떨어질 때 나오는 마찰열에 의해 은하보다 수 배에서 수백 배나 밝게 빛나는 천체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광시야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UKIRT 4m망원경을 비롯해 미국 맥도널드 천문대 2.1m망원경, 하와이 CFHT 3.6m 망원경 등을 사용하여 초기우주 퀘이사 후보를 찾기 위한 탐사관측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특히 올해 한국천문연구원이 구경 8미터 망원경 두 대를 보유한 제미니 천문대와 협력관계를 맺고 관측시설을 한국천문학계에 제공됐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초기 우주의 보통 밝기 퀘이사를 찾는 쾌거를 이뤘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퀘이사를 ‘IMS J220417.92+011144.8(약자: IMS J2204+0111)’이라고 명명했다. 또한 다른 후보천체들로부터 우주 초기 보통밝기 퀘이사의 수밀도를 추정한 결과, 우주 초기의 빛 중에서 퀘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미만으로 그다지 많지 않음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