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10일 曲突徙薪(곡돌사신) 화근을 없애야 변을 당하지 않는다

입력 2015-11-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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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어제 11월 9일은 119, 소방의 날이었다. 다른 주제를 이어 가느라 다루지 못한 화재와 소방에 관해 하루 늦게 이야기한다. 화재 예방이라면 맨 먼저 생각나는 말이 곡돌사신(曲突徙薪)이다. “굴뚝을 굽게 만들고 땔나무는 옮기라고 한 사람은 상을 받지 못하고 머리를 그슬리고 이마를 데며 불을 끈 사람은 상객이 된다.”[曲突徙薪無恩澤 焦頭爛額爲上客] 이 말에서 나온 성어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어느 집의 굴뚝을 보니 반듯하게 돼 있고 곁에는 땔나무가 쌓여 있었다. 나그네는 굴뚝을 고치고 땔나무는 옮기라고 했지만 주인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어느 날 그 집에 큰불이 났다. 동네 사람들이 불을 끄고 구해주자 주인은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과 술로 극진히 대접했다. 불을 끄느라 머리가 타고 이마를 덴 사람을 윗자리로 모셨다.

그때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나그네의 말을 들었더라면 불이 나지 않았을 텐데 굴뚝을 고치고 땔나무를 옮기라고 한 사람은 상을 받지 못하고 머리 그슬리고 불을 끈 사람은 상객이 됐군요.”

곡돌사신은 화근을 미연에 없애라는 교훈과, 본말이 전도된 데 대한 지적이 담긴 말이다. 서한(西漢) 때에 선제(宣帝)를 옹립한 곽광(藿光)이 죽은 뒤 후손들의 농단이 심해지자 무릉(茂陵) 사람 서복(徐福)이 세 번 상소를 올려 견제토록 했다. 그러나 선제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그 뒤 곽씨 일족은 역모를 꾀하다 발각돼 멸족됐는데, 선제는 제보자들 위주로 상과 벼슬을 주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서복을 위해 상소를 올려 위와 같은 곡돌사신 이야기를 했다. 선제는 그제야 서복에게도 상금과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한서(漢書) 곽광전(藿光傳), 십팔사략(十八史略), 통감(統監) 등에 나오는 이야기다. 환난을 예방하는 대책을 일러 사신지책(徙薪之策)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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