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용평가산업 규제 등 전면 재검토

5월 중 TFT 구성…美 규제 변혁 심층 연구

금융감독당국이 신용평가산업에 대한 규제 등 전반적인 재검토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미국과 체결한 FTA에 따라 이 시장 진입을 위한 자격요건이 완화되고, 미국에서 신용평가기관 개혁법을 제정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은 5월 중 전홍렬 증권담당 부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용평가산업 규제환경 변화 대응 T/F’를 구성,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TF팀을 통해 미국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규제체제 변혁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 및 그 취지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지난해 미국에서 마련된 ‘신용평가기관 개혁법’이 미국 신용평가시장에 미칠 영향 및 관련 업계의 대응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신용평가시장과의 차이를 비교 분석해 국내 신용평가산업의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감독당국은 신용평가기관이 독립적 지위에서 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시장의 평판에 의해 자율적으로 규율되도록 법적규제 및 책임을 면제해 주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엔론(Enron)사가 파산 직전까지도 투자적격등급의 신용평가를 판정받는 사건으로 인해 국가공인신용평가기관(NRSRO ; National Recognized Statistical Rating Organization)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추진의 계기로 작용했다.

그 결과 미 의회는 지난해 9월 신용평가시장의 경쟁 촉진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NRSRO 지정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전환했다. 또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SEC의 감독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용평가기관 개혁법’을 제정했다. SEC는 이에 따라 NRSRO 등록절차, 정기보고 의무화 등 세부 감독규정을 올 6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정용선 금감원 부원장보는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신용평가산업에 대한 규제철학 등 규제패러다임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미국 신용평가기관 개혁법의 주요 내용 및 취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연구해 필요 시 우리나라 신용평가산업에 대한 정책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회사채 시장이 무보증채 위주로 변화되면서 97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지난해에는 575억원 규모로 5.7배 성장했다.

그러나 한신평, 한신정, 한기평 등 3대 신용평가회사가 전체 시장의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미 FTA 협상 결과 신용평가업 허가에 필요한 전문인력(공인회계사, 유가증권분석ㆍ평가 경력자) 요건은 현행 20인 이상에서 10인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했으며,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 중 2개사(한신평-최대주주 무디스. 한기평-피치)의 최대주주가 외국신용평가사로 변경되는 등 국내 신용평가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정 부원장보는 “신용평가산업은 시장 규율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감독기관이 평가에 관여하고 감독을 관여하는 것을 과거 경험상 적절치 않다”며 “따라서 신용평가산업에 대한 개선안을 아직 발표하기가 적절치 않으며, 미국의 변화를 연구해서 TF팀에서 발전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원장보는 또 “TF팀을 구성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을 연구해서 시장의 진입장벽 완화에 따른 규제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장의 투명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