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전기 ‘운명과 권력’이 10일(현지시간) 출간됐다. 이 전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담겨 있어 대선을 앞두고 아버지 부시가 이들 후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출간된 전기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언급했다. 그는 “부시 가문과 빌 클린턴과의 우호적 관계는 힐러리에게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며 “나는 힐러리에 대한 친근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러나 “빌은 가깝게 느껴진다”며 “나는 아직도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트럼프에 대해서는 자신이 대선에 출마했던 1988년 3월 부통령 후보를 고르는 과정에서 당시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가 자신의 참모인 리 애트워터에게 부통령 후보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아버지 부시는 “(그의 제안이) 이상하고 믿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부시는 자신의 셋째 아들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젭 부시에 대해 애정을 표하면서도 “내 뒤를 이을 대통령 재목으로 삼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부시 일가에서는 이후 아버지 부시와 아들 조지 W. 부시 등 두 명의 대통령이 나왔다. 젭 부시가 부시 일가에서 3번째로 대통령직에 도전하고 있으나 트럼프 등에 밀려 현재 군소후보로 추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아버지 부시는 전기에서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와 이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을 외교적 실패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것까지는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않는다”고 평가했다. 아들 부시의 이라크전 침공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