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개인간 송금 서비스 론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국민 송금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불리는 페이팔의 벤모(Venmo) 자리를 위협하는 대중적인 전자결제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현재 미국 시중 은행과 개인 간 송금 서비스 개시를 위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JP모건체이스와 캐피털원파이낸셜, 웰스파고, US뱅코프 등과 논의 중이다. 특히 애플은 해당 서비스를 은행의 기존 인프라와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논의 내용은 아직 유동적이며 이중 어느 은행과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께 론칭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현재 논의 중인 송금결제 서비스는 ‘아이폰’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용자의 입출금 계좌에서 타인에게 돈을 자유롭게 이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애플의 모바일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개인 간 계좌이체 서비스는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인 구글과 페이스북, 스퀘어는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기존 애플페이에 송금 서비스를 추가시킬 계획이다.
최근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는 “벤모 미(Venmo me)”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는 ‘벤모를 통해 돈을 보내라’는 은어로 우리나라에서 “문자 메시지 보내”라는 말대신 “카톡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벤모는 개인 간 모바일 결제와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통합된 결제 앱이다. 가령 친구들끼리 외식을 하고 한 사람이 총액을 결제하면 함께 있던 사람들은 돈을 낸 사람에게 벤모로 즉시 송금해줄 수 있다. 송금 수수료가 비싼 미국에서 벤모는 신용카드에 대해서만 수수료 3%를 책정할 뿐 체크카드나 개인 간 계좌이체 수수료는 무료다. 여기에 SNS에 공개 설정을 하면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송금했는지에 대한 내역을 공유할 수 있어 ‘송금하는 재미’까지 더해져 젊은층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모바일을 통한 개인 간 송금 서비스 시장에서 벤모는 1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만 벤모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21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무려 3배나 성장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이나 삼성 등 경쟁업체의 전자결제 시스템보다 이용자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초기단계에 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애플페이는 미국 2500개 은행과 결제 서비스를 연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애플페이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페이팔의 주가는 1.81%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