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2~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5’에서 TV, 모니터, 컴퓨터 등 전략제품을 전시중이다. 특히 게임 업체와 손을 잡고 TV에 게임콘텐츠를 시연하거나 업체 부스에 모니터와 전략 기기를 지원하는 등 원할한 행사 진행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로는 처음으로 게임 전시회에 참가했다. 엔씨소프트가 새롭게 출시한 온라인 슈팅 액션게임 ‘마스터엑스마스터(MXM)’의 퍼포먼스 영상을 시연했으며 엔씨소프트 부스에는 삼성 ‘기어 VR’로 ‘블레이드&소울’새로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전업체 중 최대 규모인 360㎡의 부스를 갖추고 PC, 모니터 등 IT 전략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세계적인 게임회사인 스퀘어에닉스사의 게임 ‘파이널판타지14’도 시연했다. 21대 9 화면을 지원하는 ‘파이널판타지14’를 통해 울트라와이드 모니터의 생동감 있는 영상과 꽉 찬 몰입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파이널판타지14의 등장인물들을 재현한 코스프레 쇼도 준비했고, 감독인 요시다 나오키를 초대해 LG전자 부스에서 팬사인회를 여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이번 전시회에 적극 나선 것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스마트TV-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게임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하며 최근에는 ‘보수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과거 일본 게임업체 세가(SEGA)와 제휴해 '삼성 알라딘보이' 등 게임기 판매사업을 했지만 닌텐도 등에 판매량에서 크게 밀렸다. 이후 삼성은 '파이널판타지', '임진록' 등 PC패키지 게임을 팔거나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씰 온라인', '거상' 등의 퍼블리싱(유통)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른 방식을 통해 게임 산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e스포츠 열풍이 불던 지난 2000년 프로게임단 ‘칸(Khan)'을 창단,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지난해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월드사이버게임즈의 지분 45%를 취득했으며 WCG 대회의 메인 스폰서 역할도 도맡아왔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WCG 대회에 참석했으며, 공동위원장을 맡아 개막연설을 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블리즈컨2015’에도 메인스폰서로 나섰으며 게임 녹화 애플리케이션인 ‘게임캐스트’도 운영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 TV 전 라인업에 타이젠 OS를 적용하고 게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43개국에서 제공되는 게임 서비스는 간단한 캐주얼 게임만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역할 수행 게임(RPG)과 슈팅 게임(FP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선보이며 한 단계 진화했다.
전자 업계의 이러한 게임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업계 관계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지스타에 참가하는 한 모바일 게임 업체 관계자는 “지스타에서 게임영상을 시현해야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모니터 등 제품을 지원해 주기에 업체는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삼성은 제품을 알릴 수 있어 양사 모두 윈윈하는 전략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모바일 게임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유명한 게임 행사뿐 아니라 국내에 안알려진 해외의 게임행사 지원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임캐스트의 경우 사실 게임 업계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삼성전자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전반적인 콘텐츠 생태계 확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