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물’ 골드만삭스 “주식 재미없다”…이제 사업의 축은 ‘은행 부문’

입력 2015-11-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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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업의 무게 중심을 증권 분야에서 은행 분야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골드만삭스는 전무이사(매니징 디렉터) 425명에 대한 ‘무더기 승진’ 인사를 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골드만삭스의 파격 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인사 규모가 워낙 대규모인데다 사업의 축을 증권에서 은행 부분으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승진 대상자 425명 중 109명이 은행 사업 부문 인사다. 증권 부문은 103명에 그쳤다. 이는 2013년 승진자 280명 중 91명이 증권 부문, 은행 부문은 51명에 그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인사는 최근 부진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지난 3분기 회사의 채권·외환·상품(FICC)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분의 1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다른 월가의 은행보다 더 부진한 것이다. 특히 증권 부분의 분기 순이익은 7% 증가에 그치는 등 2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자사가 원조였던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펀드까지 수익성 악화로 청산했다. 골드만삭스의 핵심사업부는 투자은행 부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회사 매출의 절반은 투자은행 부문에서 거둬들일 정도였다. 이 때문에 회사 내 직원들끼리 매출을 내지 못하는 경영지원 부서를 ‘정부(Federation)’라고 조롱 섞인 명칭으로 부를 정도로 FICC 투자은행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러나 FICC 투자 실적이 신통치 않은데다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겠다며 규제 당국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등 투자 환경이 예전 같지 않자 골드만삭스가 이에 대한 방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설명했다.

회사가 이번에 대규모 승진인사를 낸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월가에 부는 거센 인력난 때문이다. 현재 골드만삭스에서 전무이사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6.7%로 줄었다. 올 여름 회사는 ‘크로스-러핑(cross-ruffing)’이라고 불리는 검열 작업을 통해 인력 솎아내기를 진행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전무이사는 파트너의 바로 아래 직급이다. 파트너는 은행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최고위직 중 하나로 은행의 운영과 관련된 권한이 큰 직책이다. 이번 승진 대상자 425명은 소속 부서에 상관없이 연봉이 40만 달러(약 4억6360만원)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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