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시 한국 금융시장 상당한 타격” 메릴린치 부사장

입력 2015-11-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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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한국 경제는 금융시장 혼란, 수출 부진 심화 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피터 황 메릴린치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지부장 김현철)와 미국 한국상공회의소(KOCHAM, 회장 하기룡)가 미국 뉴저지 주 더블트리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세계 및 미국 경제의 향후 전망 및 금융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황 부사장은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8%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이 80%가 넘을 것”이라면서 “금리가 인상되면 한국 시장은 90년대 말의 금융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은 시장 개방도는 높은데 비해 투자 수익성은 높지 않아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 금리인상시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리스크 등을 우려, 한국시장에서 급속히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황 부사장은 이어 “한국은 금리를 인하할 기회가 많았으나 기회를 놓쳐 미국의 금리인상시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유일하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선도하지 못하면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QE)조치 강화되면서 환율전쟁을 촉발하게 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에 앞서 “미국 주식시장은 그간 금리인상시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냈다”면서도 78개월째 강세장을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하는 심각한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황 부사장은 “미국 금융시장이 7~8년 주기로 40% 정도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배당주 중심의 투자로 리스크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저유가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세일가스 기업들이 하이일드 시장에 몰리고 있고 이 하이일드 상품이 프라임 시장에도 유통되고 있다”면서 “세일가스 기업에 대한 신용도 점검이 본격화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더컨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의 케네스 골드스타인(Kenneth Goldstein) 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내년에 기업의 투자 위축과 재고 감소에도 불구, 고용률과 임금 상승에 힘입어 소비가 살아나면서 금년보다 다소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내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에서 등락하는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은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부진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올해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을 7%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3.7%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같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세계GDP성장률 예상치도 올해 3%로 예상하고 있으나 중국의 거품을 감안하면 2.5%에 불과하며 내년에는 2.8% 수준으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4%로 유럽(1.8%), 일본(1.2%)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GDP성장률을 나타내며 개도국에서는 인도가 6.1%, 멕시코가 2.8%의 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브라질은 마이너스 성장세(-0.2%)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 경제는 중산층의 구매력 및 소비 회복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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