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오너 2·3세, 소비자 입술 훔친다

입력 2015-11-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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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보해 부사장·박태영 하이트 전무 등 경영 전면에 나서며 불황타개 구슬땀

주류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오너가 2~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 불황 타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보해양조다. 보해양조는 최근 임지선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보해양조의 경영 총괄은 임 부사장이 담당하게 됐다. 임 부사장은 임성우 보해양조 회장 슬하 1남2녀 중 장녀로 지난 4월 각자 대표로 선임되면서 경영일선에 나섰다. 현재 임 회장의 자녀 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임 부사장이 유일하다.

임 부사장은 업계의 트렌드를 읽는 분석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 3종의 부라더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기발한 의미를 담은 제품 네이밍, 부라더 펀치 등의 이색적인 홍보와 프로모션, 소비자 밀착 경영 등 젊은 마케팅 감각과 해외 경험을 통해 쌓은 글로벌 경영 방식을 현장에 적용,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보해양조 관련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여성이 지닌 디테일에 대한 감각적인 접근 방식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함과 동시에 과감한 혁신을 통해 제품 브랜드 및 조직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계열사 중 와인 수입사인 레뱅드매일의 박소영 마케팅 본부장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 본부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진희 평택물류 대표의 장녀다. 그는 와인이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오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전무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경영 수업에 첫발을 내디딘 박 전무는 같은 해 8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현재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을 맡아 치열한 맥주시장에서 1위 탈환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와인수입 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 2010년부터 박재범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전 해태그룹 박건배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이다. 박 대표는 사토 와인을 발굴해 히트시키는 등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주류 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류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변화가 더디게 이뤄지는 이 시장에서 최근 2~3세대인 젊은 오너들이 경영에 본격 참여, 여성과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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