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UAMCO: 연합자산관리)의 신설 조직인 구조조정 자문위원회가 주주 은행들의 자리다툼에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자문위원 자리를 두고 출자 은행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의 기업구조조정이 일부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1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등 2개 은행은 유암코에 초대 자문위원 자리에 대한 우선권을 요구했다.
애초 매각하려던 유암코는 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사장을 중심으로 두 명의 부사장이 조직을 이끌었으나, 개편 후에는 기업구조조정 본부와 구조조정 자문위원회가 신설된다.
이중 기업구조조정 본부는 나종선 본부장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자문위원회는 자리 선임을 놓고 이견이 표출돼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 자문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3명, 출자 은행에서 3명 총 6명이 될 것”이라며 “출자 은행들이 위원 선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출범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암코가 개편되기 전 출자 은행은 KB국민은행(17.5%), 신한은행(17.5%), 하나은행(17.5%), 기업은행(17.5%), 우리은행(15%), 농협은행(15%) 등 6곳이었다.
과거에는 출자 지분율이 높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돌아가면서 부사장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조직 개편 후 산업은행이 신규 출자자로 들어오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추가로 출자하면서 7개 은행의 지분율은 14%로 같아졌다. 나머지 2%는 수출입은행이 갖게 됐다.
유암코가 이 달 중으로 구조조정 기업 1호를 선정하려면 자문위원회 출범도 11월 안에 마무리해야한다. 구조조정 자문위원회가 투자대상 기업 선정, 투자구조 결정, 투자 대상 자산매입 관련 제도개선 등 구조조정에 관한 자문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자문위원은 현직 대신 대외활동이 가능한 퇴임자가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직위는 임원보다 낮지만 전문성을 갖춘 본부장(심사역)급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초대 자문위원 자리에 대한 우선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른 은행들 역시 자문위원을 원하고 있어 사람을 추천하는 단계도 가지 못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