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다이아몬드 매장량 탐사 실제 이뤄졌다"… 김은석 전 대사 항소심 주장

입력 2015-11-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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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사 충남대 교수는 대한민국 유일의 다이아몬드 전문가로 활약했던 분입니다. 50대 중반이면 대학 교수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명예와 부가 부여될 때입니다. 그런 사람이 사기를 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주기 바랍니다."

CNK 주가조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은석(57)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의 변호인은 16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김 교수는 CNK가 사업을 추진한 카메룬 현지 다이아몬드 매장량 탐사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대사 측은 다이아몬드 매장량 탐사 자체가 없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픽션을 쓰려니 힘들었다'고 표현한 안승철 CNK 기술고문의 이메일 문구를 근거로 탐사에 관한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안 고문은 2008년 김 교수가 사망한 이후 매장량 탐사에 관한 3차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 전 대사측은 해당 문구에 대해 "제대로 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보고서를 만들다보니 힘들어서 하게 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갑자기 최종 보고서를 쓰게 된 안 고문은 추정매장량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인원과 자재, 장비, 현지 물가 등의 제반사정을 모두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어 '픽션'이라는 어휘를 쓰게 됐다는 것이다. '파이널 리포트 픽션을 쓰려니 힘들다. 전반부는 정리가 되고 있고 후반부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문구를 매장량 탐사가 픽션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김 전 대사 측 주장이다.

안 고문이 현지 개발에 참여한 지질학자 험프리에게 이메일 내용 중 '리어레인지먼트(rearrangement)'라는 단어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 단어가 '수치를 조작하라'는 의미라고 보고 있다. 변호인은 "검찰에서는 리어레인지먼트를 '조작'이라고 해석하는데, 영어사전을 아무리 찾아봐도 조작이라는 뜻은 안나오고 '재배열'이라고 나온다"며 "안 고문이 매장량을 조작하려고 했다면 이 단어 대신 '모디파이(modify)'라는 표현을 썼어야 맞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안 고문이 이 단어를 쓴 것은 매장량 분만 아니라 카메룬 정부가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 관련 수치를 재배열하라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매장량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그러나 김 교수의 '로 데이터(raw data)'가 없다는 지적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김 교수는 카메룬 정부가 허가한 236㎢에 달하는 지역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탐사해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인용된 수치의 원본 데이터는 따로 남겨놓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점을 문제삼아 매장량 탐사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변호인은 "카메룬 정부는 매장량 탐사를 실사하면서 로데이터를 요구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 조사 과정에서도 로데이터 자체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사는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취득과 다이아몬드 매장량(4억1600만 캐럿)을 공식 인정하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2차례 배포하는 등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덕균(49) CNK 대표 역시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며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 수치를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오 대표는 상장법인 신고·공시의무 위반과 계열사 부당지원 등 일부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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