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안전자산 맞아?…‘파리 연쇄 테러’ 불구 신저가 또 경신

입력 2015-11-18 08:45 수정 2015-11-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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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낮은 인플레이션이 주요 요인…금값, 한 달 새 10% 하락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이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로 자금의 도피처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7일(현지시간) 12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달러(1.4%) 하락한 온스당 1068.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0년 2월8일 이후 5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금값은 한 달 새 10% 가까이 하락했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나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최고의 투자처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그 지위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값의 하락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전망과 낮은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을 꼽았다.

통신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25% 오른 99.64를 기록했다. 파리 테러 악재에도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전망을 저지할 만한 다른 재료가 나타나지 않자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오히려 유럽 전역에 퍼진 테러 공포로 유로화가 맥을 못 추면서 달러화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641달러를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이날도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율도 문제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CPI는 8~9월 2개월 연속 하락하다 겨우 반등했으나 상승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실물자산인 금과 같은 귀금속 수요를 늘린다.

세계 최대의 귀금속 업체인 독일 헤라에우스의 미구엘 페레즈산탈라 부사장은 “낮은 인플레이션은 금 수요를 감소시킨다”며 “그 누구도 금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해 내년에도 금값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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