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블랙프라이데이가 반갑지 않은 이유

입력 2015-11-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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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통업계의 연중 최대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잔뜩 들떠있다. 그러나 이 같은 폭탄 세일 이벤트가 달갑지 않은 곳도 있을 것이다. 바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다.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이후 최근까지 연내 인상 방침을 확고하게 굳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고르지 않은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의 방침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재고를 털기 위해 단행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는 위축된 내수를 북돋을 수는 있으나 연준이 제시한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인 ‘인플레이션율 2%’에선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노동부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계절 조정) 결과는 이같은 부담을 더 키웠다. 10월 미국의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CPI는 1.9% 상승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을 감안하면 11월에는 CPI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월릿허브에 따르면 이 기간에 대형 유통업체들은 물론 백화점까지 파격 할인 이벤트에 동참한다. 콜스 같은 경우는 66.7%, 스테이지는 63.9%, 벨크는 59.5%, 메이시는 56% 등 대형 백화점들의 할인폭은 상상을 초월한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이같은 기업들의 할인 경쟁이 물가 하락을 부추겨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계획에 고민거리는 되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연준의 방침을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에 따르면 10월 소비지표를 보면 연준이 주목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3% 상승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준이 올해 마지막인 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지라도 두 번째 이후 금리인상 속도는 어느 정도로 진행될 지 불투명하다.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이유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동향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달러 강세와 해외 악재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제품은 10월에 0.7% 하락했다. 반면 해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서비스 부문은 2.8% 상승했다. 이 3.5%포인트 차이는 직전 리세션(경기 침체) 이후 최대의 수치다. 상품 가격 하락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연준이 이를 중시하지 않는 것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곧바로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임금 등의 비용은 그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은 악화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상승 압력이 한층 거세지고, 수출 기업을 더욱 옥죌 수 있다. WSJ는 연준의 임무가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키는 것일 수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도 주요 임무라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18일 오후 2시에 10월 27, 28일 양일 개최된 FOMC 의사록을 공개한다. 이번 의사록에서 주목할 것은 지난 10월 회의 후 성명에서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적절한 지 여부를 검토한다’는 구절을 더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구체적인 날짜 적시를 피해왔던 만큼 ‘12월’이라는 시기를 언급한 건 연준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에서는 이번 의사록에서 그에 대한 더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고자 할 것이며, 첫 금리인상 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연준이 어떻게 의사 소통을 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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