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리스트업하면서. 직업병인지 갖고 싶은 것들이 전부 전기 먹는 물건 뿐이다. 전자 제품이 아닌 걸 굳이 꼽자면 애플워치 밴드 정도? (물론 알고 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어쨌든 현재까지 내 리스트에 들어간 제품을 읊어보자. 아직 많지 않다. LG의 롤리 키보드, 발뮤다의 토스터, 오늘 소개할 세번째 제품은 레트로 감성 충만한 타자기다. 아무래도 난 열심히 먹고 글 쓰는 것 외에는 관심 없는 성실한 인물인가 보다.
전 직장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고집하던 선배가 있었다. 치는 맛이 다르다나. 그 선배가 거친 손놀림으로 ‘다다다닥’ 마감을 할 때면 나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선배는 그 요란한 키보드가 없으면 마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타자를 누를 때마다 보기 좋게 따라붙는 소리와 캡 하나 하나가 정확하게 눌리는 감각이 매너리즘을 극복하게 해준다면서. 그땐 의욕넘치던 어린 시절이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젠 알 것 같다.
괜히 일하기 싫고 글발 떨어지는 날에는 손에 딱딱 붙는 경쾌한 키보드가 필요하다. 기왕 찾는 거 예쁜 복고풍 타자기는 어떨까. ‘Qwerkywriter’는 완벽하다. 사실 영어 키보드라 내가 쓰긴 어렵겠지만, 너무 예뻐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보기엔 19세기에 사용할법한 타자기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완벽한 PC용 키보드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반 PC는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 등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왼쪽 상단에 있는 매크로 리턴 바를 슬쩍 당기면 엔터키 역할을 하는 디테일까지 갖췄다. 아날로그적인 생김새지만 완벽한 디지털 키보드라고 생각하면 쉽다. 내장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며, 한번 충전하면 최대 3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감성과 위트가 공존하는 디자인에 타이핑하는 재미를 더했으니 글쟁이들이라면 탐날 수밖에. 근사한 카페 한켠에 있을 법한 레트로 소품이라 우리의 삭막한 책상 위에서 인테리어 아이템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현재 349달러에 예약 주문을 받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궁금하다면 ‘여기’로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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