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캐시킹(Cash is King)’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현금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의미다. 특히 국제 자본시장의 열쇠를 쥔 달러화가 매력적인 투자군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의 방향성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후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이달 17일까지 달러인덱스는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선진국과 이머징 주가지수는 각각 2.2%, 4.2% 하락했고 WTI, 금, 구리가격은 각각 11.5%, 8.5%, 9.9% 떨어졌다. 주식과 원자재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인 가운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bp 상승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도 JP모간글로벌 채권지수 기준으로 1.9% 하락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시에 약세인 상황에서 달러화 가치만 상승한 것이다. 유로화와 엔화가 달러대비 각각 2.6%, 1.9% 절하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가치가 오른 것이 달러인덱스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가간 금리차가 생기면서 고금리 국가로 자금이 움직일 수 있다”며 “유럽과 일본의 지속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달러인덱스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달러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국내에서는 키움자산운용이 내놓은 KOSEF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리즈가 있다. 일반 ETF, 레버리지, 인버스 형태별로 각각 원/달러 선물지수 일간 변동률의 1배, 2배, 마이너스 1배를 추종한다.
ETF를 통한 투자는 거래단위가 작아도 가능하고 기존 주식계좌를 통해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어 접근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 연구원은 “다만 통화의 평균회기 성향을 고려해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방향성 베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기엔 부적절한 면이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거래되는 상장지수증권(ETN)시장에서는 ‘신한달러인덱스선물ETN’을 관련 상품으로 꼽을 수 있다. ETF와 달리 운용수익률이 아닌 지수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상장 초기여서 거래량이 적은 단점이 있다.
해외 ETF 중에서는 ‘PowerShares DB US Dollar Index Bullish ETF’가 있다.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상대가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 투자자는 달러로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도 노출된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달러화로 투자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의 경우 금리가 낮아 투자수단으로는 매력이 없지만 달러 강세 시기에 환차익을 기대해볼만하다.
문 연구원은 “아직까지 환율은 투자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투자시 노출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된다”며 “환율은 다른 자산보다 변동성이 크고 한 방향에 잘못 노출될 경우 손실이 크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방향성에 대한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