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 김영삼 전 대통령, 금융ㆍ부동산실명제 했지만 IMF외환위기 초래

입력 2015-11-22 14:23 수정 2015-11-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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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사진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2014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김 전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사진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2014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김 전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는 경제정책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김영삼 정부는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거래 등 경제개혁 정책을 펴고, 대외적으로는 적극적 시장 개방을 시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반면 임기 말 한보철강과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의 연이은 도산과 곳곳에서 켜진 경제 적신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게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5년은 나름 공(功)도 있었지만 경제파탄에 모든 것이 묻혀 버렸다. 32년만의 문민정부는 군사적 권위주의 청산 과제를 안고 국내외적 변화의 격랑을 수용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변화와 개혁’을 통한 ‘신한국 건설’과 ‘세계화’를 지향했다. 그러나 국가경영의 준비가 미흡해 개혁을 제도화하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당 합작정권의 한계로 개혁의 주도세력을 형성하기 어려웠던데다 금융실명제 등 개혁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기 어려웠다.

김영삼 정부는 집권 초기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금융ㆍ부동산 실명제를 도입하며 부패 차단과 과세 형평성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실명제법 도입으로 부동산에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투기를 막으려고 1995년 1월 6일 부동산 실명제 실시 계획이 발표됐다. 입법 절차는 3주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대외적으로는 임기 전반기 빠른 경제 성장과 적극적 시장 개방을 바탕으로 1996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점도 업적으로 꼽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실시해 재벌과 정치권의 불법거래 고리를 끊었다. 후일 자신의 차남이 구속되는 상황을 맞지만, 이같은 반부패 운동은 그의 치적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금융실명제는 검은돈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아래 1993년 8월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 발동을 통해 전격 도입됐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담화문에서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고는 이 땅의 부정부패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없고, 정치와 경제의 검은 유착을 근원적으로 단절할 수 없다"고 실시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삼 정부는 OECD 가입을 계기로 경제개혁ㆍ개방 정책에 피치를 올렸지만 1997년 1월 재계 14위인 한보그룹 계열사인 한보철강 부도를 계기로 대기업 연쇄 부도 사태를 맞았다. 같은 해 4월 삼미그룹이 부도를 낸 데 이어 7월 기아자동차 도산 사태가 터졌다. 쌍방울그룹, 해태그룹이 위기를 맞았고 고려증권, 한라그룹이 차례로 쓰러졌다.

1997년 한 해 동안 부도를 낸 대기업의 금융권 여신만 30조원을 넘어 신용 경색과 금융시장 혼란은 결국 IMF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해외 금융기관의 부채 상환 요구에 외환보유액이 바닥이 나자 김영삼 정부는 1997년 11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을 가까스로 면했다.

1997년 11월22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당면한 외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IMF 자금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정부도 경제회생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각오인 만큼 국민도 정부의 방침에 호응, 근검절약에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세기 말에 불어닥친 IMF 체제에서 한국 경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겼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6000달러 수준으로 뒷걸음질치고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실업자수는 160만명에 달했다. 오르기만 했던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고 믿었던 은행들이 속속 문을 닫았다.

이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비판과 함께 성급하게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임 5년간 경제부총리를 6번이나 바꿔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이 수립ㆍ집행되지 못했고, 무리하게 시장 개방 정책을 추진하다가 외환위기를 맞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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