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테러의 핵심 배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아프리카 동부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출신의 프랑스인 파비앵 클랑(37)이 파리 테러 등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를 배후에서 조종한 핵심 인물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랑은 앞서 파리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한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어 메시지를 녹음한 사람이기도 하다.
프랑스 보안 당국의 수사 결과 그는 IS에서 850명에 달하는 프랑스ㆍ벨기에 출신 전투원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 당국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클량은 그저 인터넷에서만 활동하는 ‘페이스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파리 테러를 기획한 주동자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클랑은 프랑스 툴루즈로 이주하고 나서 1990년대에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2000년대 초반 극단주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클랑 주변인은 “그는 사람들을 개종시키는 재능과 교묘하게 조종하는 재주 덕분에 툴투즈의 이슬람 원리주의 일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클랑은 2012년 툴루즈에서 유대인 어린이 3명 등 7명을 총격 살해한 테러범 모하메드 메라와도 교류했다.
2009년 클랑은 이라크의 미군과 맞서 싸울 지하디스트를 모집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 가기 전 그는 이스라엘과 연관 있다는 이유로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 테러 위협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파리 테러 당시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89명이 사망했다. 2012년 석방된 클랑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으로 이주해 아랍어 교사로 일하다 2014년 시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WP는 클랑이 이라크에서 싸울 전투원을 모집한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실제로는 유럽에서 활동할 인원을 모집했던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