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선 결과 중도우파 야당인 ‘공화주의제안당(PRO)’ 소속 마우리시오 마크리(56)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대선 결과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이들 헤지펀드와 아르헨티나와의 오랜 채무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야당 후보인 마크리의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과 전임자이자 그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는 12년간 정권을 장악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다.
그러나 마크리 후보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위해 새로운 전술을 써야 한다는 입장인 동시에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 협상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채무 협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채무 협상과 새로운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마크리의 정책이 단기적으로 아르헨티나의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윈 틴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신흥시장 외환전략 책임자는 “아르헨티나는 현재 교차점에 서있다”면서 “수년간의 경제 정책 판단의 실수로 결국 유권자들이 정권 교체로 표를 던졌다”면서 “그러나 정권 교체에 따른 경제적인 조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르헨의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외 투자금에 손을 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듭 짓지 못한 채무 협상은 세계 경제 무대에서 아르헨티나를 더욱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그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연간 30%로 치솟고,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현재 NML캐피털 등 헤지펀드 채권단은 아르헨티나에 15억 달러(약 1조7368억원)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는 과도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9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채권 발행분의 92%를 보유한 채권자들은 2005년과 2010년 채무조정에 나서 원금의 70% 탕감해줬다. 하지만, 나머지 국채 8% 보유한 NML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자산운용 등 미국 헤지펀드들이 이 채무조정안을 거부하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소송 결과 지난해 7월 미국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며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채 8%와 이자에 해당하는 15억 달러를 갚으라고 판결했으며 이를 전부 상환하지 않으면 다른 채권단에 대한 이자 5억3900만 달러도 지급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당시 협상이 결렬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뉴욕멜론은행에 예치해 둔 이자도 채권단에 지급되지 못했고 결국 디폴트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