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새내기주 제주항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아시아나항공을 밀어내고 항공주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첫 출발과 달리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며 추락하고 있다. 12거래일 만에 시총 1조 클럽에서도 쫓겨났다.
23일 제주항공은 전일대비 5.02%(2000원) 내린 3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상장한 제주항공은 12거래일 동안 무려 23.5%의 주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장 후 하락하지 않은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이날 시총도 9806억으로 떨어지며 1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제주항공은 공모가(3만원)보다 높은 4만9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상장 첫날부터 1조2461억원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며 아시아나항공을 항공주 3위로 밀어냈다. 시총은 무려 2900억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12거래일이 지난 오늘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8906억원)의 시총 차이는 900억원으로 좁혀졌다.
이는 유럽 테러 위협과 3분기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축소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초가 대비 낮은 공모가로 취득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실적은 168억원으로 시장기대치인 369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강동진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여파로 탐승률(L/F)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고 4분기 항공기 도입을 위한 인건비가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수준으로 제주항공을 매입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과 유럽 테러 위협으로 항공주 전반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질적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항공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유럽 테러 위험도 일시적인 충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파리 테러로 인한 단기적인 여객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기재 도입은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져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리 테러로 항공주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수 있겠지만 단거리 노선 중심의 제주항공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 하락 호재와 더불어 10월 여객 수송이 오히려 성수기(8월)보다 증가 추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테러가 오히려 제주항공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유럽 테러는 장거리 해외여행수요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으나 여행객들이 근거리 지역으로 여행지를 선회할 경우 제주항공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