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010 번호 통합 정책’에 따라 현재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서비스 가입자들은 기존 2세대 식별번호를 버리고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한다.
이러한 3세대 식별번호 통합 정책에 대해 네티즌 10명 중 8명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리뷰사이트인 세티즌이 지난 2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3G에서의 010 필수 이용’ 찬반투표 결과에 따르면 17일 현재 4529명이 참여해 3548명 78.34%가 반대했다.
기존 011, 016, 017, 018, 019 식별번호 사용자는 3세대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3세대 서비스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사의 010 번호 사용자 비율은 SK텔레콤 40%, KTF 49%, LGT 51% 등으로 기존 2세대 식별번호 사용자가 2400만명에 이른다.
앞으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010’ 번호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2세대에서 3세대로 완전히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2~3년 후에는 이통사 가입자 대부분이 ‘010’ 식별번호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국가자원인 번호의 효율적인 이용은 물론 SK텔레콤의 ‘011’과 같이 번호의 브랜드화를 방지하기 위해 ‘010 번호통합 제도’를 지난 2004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휴대폰 번호가 ‘010’으로 모두 통합되면 ‘010’ 번호를 누르지 않고 전화번호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휴대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정통부는 또 3세대 서비스 가입으로 휴대폰 번호가 ‘010’으로 바뀌더라도 1년 동안 기존 번호로 걸려온 전화나 단문 메시지도 무료로 자동전환해주는 ‘010 번호 전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휴대폰 ‘010 번호통합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티즌 설문조사 결과, 80%에 육박하는 네티즌들이 기존 2세대 번호로도 3세대 서비스 가입이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이통사별로도 010 번호통합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011’ 식별번호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들이 89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010’ 번호통합에 따른 가입자 이탈 우려 때문에 정부의 ‘010 번호통합 제도’ 도입이 달갑지 않다.
반면, HSDPA에 ‘올인’ 전략을 펼치며 차세대 이통시장의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KTF 입장에서는 010 번호통합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한 010 번호 전환 서비스로 그동안 3세대 가입자 확보에 걸림돌이던 010 번호통합에 따른 3세대에서의 번호변경 부담도 줄어 HSDPA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세대에서는 011 식별번호가 브랜드화되면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3세대에서는 010 번호통합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