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급등주' 어떤것이 있나

입력 2007-04-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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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증권가의 화두는 단연 '주가조작 L사'이다.

코스닥상장 자동차 관련 부품업체인 이 회사의 주가는 6개월만에 50배 가량 폭등했다. 이같은 폭등세라면 으레 연속 상한가 행진을 떠올리지만 주가 상승 과정은 치밀하리만큼 정교했다.

이 회사가 본격적인 주가 상승세를 나타낸 시점은 작년 10월 중순인데, 지금처럼 50배로 부풀려지기까지 상한가는 다섯차례에 불과했다. 주가급등 기간에는 당시 최대주주 일가들이 지분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기도 했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강세의 배경에는 L사와 같은 '묻지마'식 급등주도 한 몫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을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올초 코스닥시장의 대표적 급등주는 화이델SNT(옛 삼원정밀금속)이었다. 지난 2월 초 8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가 별다른 호재없이 3월 중순 1만4000원대로 17배 폭등했다. 이후 다단계식 투자자 모집 방식이 논란이 되면서 급락세로 돌변했다.

비슷한 시기 유니보스도 1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 달여만에 6배 뛰었다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화이델SNT와 유니보스는 모두 실질적 지배주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일창투도 연초 300원대이던 주가가 2000원대로 급등하며 시가총액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그마컴도 최근 한 달 사이 3배 올랐지만 해외사업 강화 등 노출된 재료로는 주가 급등세를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케이피티의 경우는 독특하다. 이 회사는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4배에 가까운 주가 폭등세를 보였던 종목이었으나, 올 초에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묻지마 급등주의 대표적 사례는 에너지·자원개발테마주였다. 헬리아텍, 유아이에너지, 오엘케이, 아이메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수합병(M&A)재료를 이용한 급등도 속출했다. 아이콜스가 대표적이다. 연초 5000원대이던 주가는 현재 2만7000원대(16일 종가기준)를 기록 중이다. 주가 급등 기간에 나온 재료는 통신장비업체 CORON 및 케이블 TV 인수를 통한 방송사업 진출 소식이었다. 에이로직스 역시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경영참여 소식으로 최근 9일 연속 급등세를 보이는 등 가파를 주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밖에 17일 시장에서 급락하고 있는 신명B&F, 한텔, 한일사료, 도움 등도 단기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묻지마 급주와 같은 비합리적인 투자는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주가조작 적발 여파가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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