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정보기술(IT) 거물들의 ‘신문 사랑’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마 회장이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미 인수 절차는 상당히 진행됐으며 공식 발표가 조만간 날 예정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마 회장은 대형 신문사에 투자하거나 인수한 IT 거물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SCMP는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신문이었다. 그러나 종이 신문에서 온라인 신문으로 구독 형태가 바뀌면서 다른 유력지들처럼 판매 부수가 급감, 수익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최근 3년간 수익 감소에 시달려온 SCMP는 최소 25% 이상의 주식을 소액주주들에게 배분하지 못해 지난 2월부터 홍콩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SCMP는 세계적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의 소유였으나 1993년 말레이시아 갑부 로버트 궈에 팔렸다. 현재 마 회장은 로버트 궈로부터 SCMP 지분을 매입하려는 것이다.
마 회장의 SCMP 인수 추진 소식은 세계적인 IT 거물들과 행보를 같이 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8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 2억5000만 달러(약 2896억원)에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였던 크리스 휴즈도 2012년 뉴리퍼블릭 매거진 지분을 인수했다. 특히 베조스는 광고 매출과 구독자 수 감소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WP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 회장이 부진에 빠진 SCMP를 재건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알리바바 측은 현재까지 SCMP 인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앞서 차이나데일리가 이달 초 마 회장의 SCMP 인수설을 보도하자 당시 마 회장은 “많은 기업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SCMP 인수설에 대해 답변을 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