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극 중 두 주인공 진언(지진희 분)과 해강(김현주 분)의 애타는 이끌림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어 기쁩니다. 사실 ‘세월’은 저의 일본 활동 10주년 기념 앨범 속에 수록된 곡이에요. 드라마 제작진이 저에게 ‘애인있어요’ OST로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고, 가사를 드라마 스토리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 선보이게 됐습니다.
드라마의 인기만큼 ‘세월’이란 곡에 대한 시청자의 사랑이 큰데요. 주변에 ‘애인있어요’ 시청자가 많아 인기를 체감하고 있어요. ‘겨울연가’ 이후 13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기쁘고 일본팬들도 함께 기뻐해 줘서 더 감사합니다.
저는 가사에서 진언과 해강의 만남과 헤어짐, 후회, 더 깊은 사랑 등의 감정선, 기억을 잃은 해강을 다시 사랑하게 된 진언이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주인공의 마음을 여러 각도로 보려고 노력했죠. 무엇보다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다’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써 내려갔어요. 그리고 물 흐르듯 최대한 절제하며 불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애인있어요’ 14회에서 나온 진언이 해강의 두드러기를 걱정해 전화를 거는 장면이에요. 이 장면은 노래로 시작한 뒤, 리듬이 빠지고 악기 연주가 잔잔하게 흘러나와요. 그러면서 두 주인공의 애타는 감정이 말없이 표현돼요. ‘그만 자자, 잘자’라는 지진희의 대사 뒤, 모든 악기가 들어와 극적 효과를 배가시키죠. 감정선을 따른 적재적소의 절묘한 타이밍, OST 활용의 최고 사례라고 생각해요.
이 장면을 보고 나서는 너무 흥분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속에 제 노래가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해요. 누군가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사진제공=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