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24일 任賢勿貳(임현물이) 어진 이에게 일을 맡기고 의심 말라

입력 2015-11-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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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疑人勿使 使人勿疑] 사필(謝泌)이라는 사람의 말이라고 중국 송사(宋史)에 기록돼 있다. 使를 用으로 쓴 자료도 많다. 이 말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이었다고 한다.

서경 대우모(大禹謨)에서는 익(益)이 비슷한 말을 한다. 우와 익이 순임금에게 진언하는 대목이다. 익은 우임금이 선위(禪位)하려 했을 만큼 큰 인물이었다. 그 익이 이렇게 말했다. “근심이 없을 때 경계하시어 법도를 잃지 마시고, 편안하다고 놀지 마시고, 즐겁다 하여 지나치지 마소서. 어진 이를 등용하심에 두 마음을 갖지 마시고 사악한 이를 축출함에 의심치 마소서. 의심스러운 계획을 이루려 하지 않으시면 모든 뜻이 이루어질 것입니다.”[儆戒無虞 罔失法度 罔遊于逸 罔淫于樂 任賢勿貳 去邪勿疑 議謀勿成 百志惟熙]

제환공(齊桓公)과 관중(管仲)의 대화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환공이 물었다. “나는 술잔에 술이 썩어 나가고 곳간에 고기가 썩어 나가게 하면서도 패자(覇者)가 되고 싶은데 이것이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관중이 대답했다. “잘못된 것이기는 하나 패업을 이루는 데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패업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오?”

관중은 정말로 패업에 방해가 되는 것을 나열한다. “어진 이를 몰라보는 것, 알면서도 등용하지 않는 것, 등용하고도 임무를 주지 않는 것, 임무를 주고 나서도 믿지 못하는 것, 믿기는 하되 다시 소인배를 시켜 간섭하는 것, 이것이 패업에 방해가 되는 일입니다.”[不知賢 知而不用 用而不任 任而不信 信而復使小人參之 害覇] 설원(說苑)의 존현(尊賢)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정관정요(貞觀政要)의 논성신(論誠信)편에서는 위징(魏徵)이 관중의 말을 인용해 군자와 소인을 잘 구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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